- 법학·신학 전문가들의 상세 분석을 통해 본 반박 논거의 허구성과 종교 자유 침해의 실체

진일교 목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인가’
2026년 1월 9일, 국회에는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최혁진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2215932호)이 제출되었다. 표면적 목적은 비영리법인의 감독 강화와 반사회적 법인 해산이었으나, 교계는 즉각 이를 '종교법인 해산법', '정교유착방지법'으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교총, 한기총, 대광기총 등 주요 개신교 연합기구들이 일제히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교회법학회는 국회에 상세한 검토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진일교 목사가 해당 민법 개정안에 대한 교계의 반발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인가’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3월 28에 올렸다. 그는 개정안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며, 통일교·신천지 같은 특정 반사회적 단체를 겨냥한 합리적 제도 보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교계의 반발이 오히려 개신교를 통일교·신천지와 같은 반사회적 집단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과연 진일교 목사의 주장은 얼마나 정확한가. 그의 주장은 한국교회의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시각과 주장에 동조하는 이도 있다. 그러므로 그의 주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다루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본지는 한국교회법학회장인 서헌제 중앙대 명예교수, 전남대 로스쿨 정종휴 명예교수(한국민법학회장·한국법사학회장 역임), 그리고 구병옥 개신대학원대 교수(한국실천신학회 이사장)가 각각 발표한 상세한 법적·신학적 분석을 기초로 진일교 목사 주장의 각 논거를 해부한다.
1. 진일교 목사 주장의 핵심 논지 정리
진일교 목사의 글은 크게 다섯 가지 논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비판의 출발점이다.
① 개정안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진일교 목사는 "헌법 제20조와 제37조는 개인의 신앙과 종교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국가로부터 법인격을 취득해 현실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하는 단체는 실정법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즉 법인격을 가진 종교단체는 일반 비영리법인과 같은 지위에서 민법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② 개정안은 통일교·신천지만을 겨냥한다
그는 "이번 법안은 눈을 씻고 보아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종교의 고유성을 보장하고 본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법안이다"라고 주장하며, 개정안이 통일교·신천지처럼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단체만을 규제 대상으로 한다고 강조한다.
③ 정상적 교회는 해산당할 위험이 없다
진일교 목사는 "정상적으로 고유의 목적을 실행하고 있는 종교단체나 교회를 폐쇄할 근거가 없다"며, 교계의 반발을 '지레 짐작'이라고 치부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격이라는 것이다.
④ 교계의 반발이 개신교를 이단과 동일시하게 만든다
그는 "비그리스도인들은 사실 신천지나 통일교와 개신교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계의 과잉 반응이 오히려 개신교를 반사회적 집단과 동일시하는 시각을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⑤ 종교 혜택을 받으려면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는 "비영리단체나 종교시설로 구분되면 국가는 각종 세금 감면혜택을 준다. 세금감면을 하는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하면서, 혜택을 누리는 종교단체가 법을 위반하면 혜택을 거두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거를 제시한다.
2. '법인격을 취득하면 실정법을 따라야 한다'는 논거의 오류
진일교 목사의 첫 번째 논거, 즉 법인격을 취득한 단체는 일반 민법 규제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은 언뜻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이는 법인격의 성격과 민법의 기본 체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법 제38조는 행정법적 규정이다
서헌제 교수는 "민법 제38조의 법인설립취소는 민법에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실질은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정법적 규정"이라고 명시한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기본권 제한 규정이기 때문에, 설립취소 요건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는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에 내재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에 대한 침해 여부 및 과잉금지의 원칙 등을 엄격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이 점을 일관되게 확인해 왔다. 2014년, 2017년, 2023년의 잇따른 판결에서 대법원은 민법 제38조의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해당 법인의 소멸을 명하는 것이 공익 침해 상태를 제거하고 정당한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제재수단으로서 '긴요하게 요청되는 경우'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민법 제38조의 법인설립취소는 민법에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실질은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정법적 규정이다." —서헌제 한국교회법학회장
법인도 기본권의 주체다
더욱이 법인격을 취득했다고 해서 헌법상 기본권 보호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서헌제 교수가 지적하듯, 단체의 기본권에 대해 통설과 판례는 "단체의 구성원과 독립해서 단체 자체의 기본권도 인정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996년과 2002년 결정에서 이를 확인했다.
우리 헌법 제19조, 제20조 제1항, 제21조 제1항은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한다.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위해 단체를 설립하고 법인으로 허가받아 활동하는 것은 이들 기본권의 내용에 포함된다. 법인격 취득이 이 보호를 소멸시키지 않는다.
민법은 사적 자치의 기본법이다
정종휴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지점을 짚는다. "민법은 사인(私人) 간의 이해조정의 기본법으로서 사적 자치, 사유재산권 보장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비영리법인의 감독, 해산, 재산몰수 등 행정적 제재를 내용으로 하는 개정법안은 기존의 민법 체제와는 맞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한 법기술적 문제가 아니다. 민법의 성격과 취지 자체에 관한 문제다.
정 교수는 민법을 '사회의 기본법(헌법, Constitution)'으로 규정하며, 민법 개정은 헌법 개정에 준할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기본법에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규제 조항을 삽입하는 것은, 그 목적이 아무리 정당해 보여도 법체계 전체를 왜곡하는 것이다.

3. '정상적 교회는 해산 위험이 없다'는 주장의 실상
진일교 목사의 두 번째 주요 논거는 개정안이 통일교·신천지 같은 반사회적 단체만을 겨냥하므로, 정상적인 교회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법률의 실제 작동 방식을 면밀히 살펴보면 치명적 결함을 가진 주장임이 드러난다.
'정교분리 위반'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의 위험성
개정안 제38조 제1항 제5호는 법인설립 허가 취소 사유로 "헌법 제20조 제2항에서 정한 정교분리의 원칙 또는 공직선거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선거, 정당 또는 후보자와 관련하여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활동에 조직적·반복적으로 개입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한 때"를 명시하고 있다.
서헌제 교수는 이 조항의 명확성 원칙 위반 문제를 네 가지 차원에서 분석한다. 첫째, 행위 주체인 '법인'의 범위에서 '정치활동에 개입하는 구체적인 실행주체 범위가 불명확'하다. 둘째, '정교분리의 원칙'이라는 헌법상 추상적 개념이 구체적 상황에 적용되려면 법률로 구체화되어야 하는데, 이 조항은 그 해석권을 행정기관인 주무관청에 넘기고 있어 행정기관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을 초래한다.
셋째, 공직선거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정치활동이라도 정교분리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법인설립 허가 취소가 가능하게 되어 법인 및 그 구성원의 정치적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 넷째, 판단 주체를 주무관청으로 하는 것은 선거관리위원회나 법원이 전문적으로 해왔던 판단을 행정부에 넘김으로써 정권의 정치적 억압을 가능케 하는 법적 토대로 작용할 수 있다.
"코에 걸면 코거리, 귀에 걸면 귀거리"의 자의적 해석·적용을 허용하는 불확정의 법문으로서 법률적용의 남용을 예정하는 악법이다." — 정종휴 전남대 로스쿨 명예교수
'정교분리'가 무엇인지 진일교 목사는 오해하고 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정종휴 교수는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분리'가 실은 '국교분리(國敎分離)'이며, '종교와 국가의 분리', 즉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을 뜻한다는 것을 상세히 논증한다. 이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교회와 국가의 분리(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로 해석하는 것과 일치한다.
그런데 진일교 목사가 지지하는 개정안은 '정교분리'를 '종교의 정치 불간섭'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는 헌법학자들의 이해와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정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정교분리' 개념의 이러한 오독은 일제 잔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헌헌법의 '정교분리 규정'은 '대일본국헌법'의 정교분리제를 계승한 '일본국헌법' 제20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Separation of state and religion'을 '정교분리'로 오역함으로써 생긴 해악이라는 것이다.
만약 '정교분리'가 '종교의 정치 불간섭'을 의미한다면,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정치적 발언을 하는 목사, 사회 이슈에 입장을 표명하는 교단, 집회에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교회가 모두 이 조항에 의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진일교 목사가 '정상적인 교회는 위험이 없다'고 안심시키지만, 그것은 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운용될지에 대한 낙관적 가정일 뿐 법적 보장이 아니다.

'조직적·체계적·반복적'이라는 요건도 모호하다
개정안은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활동에 조직적·반복적으로 개입'이라는 요건을 두고 있다. 진일교 목사는 이 요건이 일반 교회를 보호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불명확한 기준이다. 어느 수준의 정치 개입이 '조직적'인가? 교단 차원에서 특정 법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것은 해당하는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설교를 반복하는 것은? 교회가 교인들에게 특정 정당에 투표하도록 권고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주무관청의 자의적 판단에 달리게 된다.
서헌제 교수는 이 점을 지적하면서, 개별 교회 또는 교단이 통일교나 신천지처럼 조직적·체계적·반복적으로 정치인에게 헌금을 공여하거나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 이상 막연히 정교분리 위반이라는 기준만으로 해산당할 위험성은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그 불확정 개념 자체의 헌법적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고 명시한다.
4. 재산 국고귀속 조항이 가져올 심각한 충격
진일교 목사의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개정안 제80조 제4항, 즉 법인이 제38조 제1항 제4호 또는 제5호에 해당하여 설립허가가 취소된 경우 잔여재산이 국고에 귀속된다는 조항이다. 이는 단순히 법인 해산의 문제가 아니다.
신도들의 헌금으로 이루어진 재산을 몰수한다
서헌제 교수는 "사이비 종교법인의 재산은, 비록 교주에 현혹되어 갈취당한 것이라도 기본적으로는 교인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교인들의 총유재산"이라고 명시한다. 이 재산을 피해 당사자인 교인들에게 우선 돌려주지 않고 국고로 귀속시키는 것은, 설령 대상이 반사회적 종교법인이라 하더라도 심각한 재산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
정종휴 교수는 더 직접적으로 이를 "성도들의 헌금으로 이루어진 교회 재산에 대한 무도한 재산권 침해"라고 표현한다. 현행 민법 제80조는 해산한 법인의 재산을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하거나 총회결의로 재산을 처분하도록 하고, 처분되지 않은 재산만을 최후로 국고에 귀속시키고 있다. 개정안은 이 자율권을 박탈하고 즉각 국고로 귀속시키도록 한다.
서헌제 교수는 "민법상 사적 자치, 헌법상 사유재산권 보장에 대한 중대한 예외 규정으로 이 법이 시행될 경우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에서 그 위헌성 여부가 심하게 다투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한다. 국제 비교법적 관점에서도 흥미롭다. 일본의 종교법인법은 공익을 해하여 법인 해산을 명하는 경우에도 잔여재산의 국고귀속을 강제하지 않는다.
사이비 종교법인의 재산은 기본적으로 교인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총유재산이다. 몰수된 종교재산은 우선적으로 교인들이 입은 피해를 보전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형법상 범죄수익 몰수로도 충분하다
서헌제 교수는 반사회적 종교단체의 재산을 환수하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굳이 민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제안한다. "굳이 반사회적 종교단체를 해산하고 재산을 몰수하려면 형법상 범죄수익 몰수와 추징 규정에 추가하면 될 것이다." 이 경로를 통하면 사법부의 통제 아래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몰수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훨씬 안전하다.
5. 주무관청의 광범위한 조사권 신설이 가져올 문제
진일교 목사의 글에서 또 하나 다루어지지 않은 것이 개정안 제37조 제2항 내지 제4항, 그리고 제38조의2이다. 이 조항들은 주무관청의 법인에 대한 조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다.
압수수색에 준하는 권한을 사전 영장 없이 부여한다
개정안 제37조 제2항은 주무관청이 ① 관계 서류·장부 등의 제출 명령, ② 소속 공무원의 법인 사무 및 재산 상황 검사, ③ 법인 대표자 또는 임직원에 대한 출석 및 진술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제38조의2는 이를 더 구체화하여 주무관청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법인의 사무소, 사업장 또는 그 밖의 장소에 출입하여 장부, 서류, 그 밖의 물건을 검사할 수 있도록 한다.
정종휴 교수는 이를 강하게 비판한다. "객관적 증거가 없어도 주무관청은 '의심'만으로 즉시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 또 사법부의 통제 없이 행정청 판단만으로 강제 조사권이 발동된다. 헌법상의 영장주의를 위반한다." 사무소·사업장 강제 출입, 장부·서류·물건 검사, 관계인 질문이 모두 가능하여, 사전 영장 없는 압수수색에 준하는 강제력이 행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기준 변호사(법무법인 우암)도 "법원의 허가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압수수색 수준의 권한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순히 '통일교·신천지 같은 반사회적 단체'에만 적용될 가능성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정권이든 이 권한을 사용하면 편의에 따라 어떤 교회든 조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주무관청은 수사기관이 아니다
정종휴 교수는 "법인의 대표자와 임원은 범죄자가 아니고, 주무관청은 수사기관이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경찰·검찰의 강제수사는 법원의 통제 아래 영장주의에 의해 제한되는데, 개정안은 이보다 낮은 통제 수준에서 주무관청이 이에 준하는 권한을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서헌제 교수도 "자칫 사적 기관인 법인에 대한 정권의 정치적 억압을 가능케 하는 법적 토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6. '민법 개정' 방식이 왜 잘못인가
진일교 목사는 개정안의 방식(민법 개정)이 왜 문제인지에 대해 전혀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법학 전문가들은 수단의 문제를 목적의 정당성 못지않게 중요하게 본다.
민법은 일반 사인 관계의 기본법이다
서헌제 교수는 "민법은 사인(私人) 간의 이해조정의 기본법으로서 사적 자치, 사유재산권 보장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비영리법인의 감독, 해산, 재산몰수 등 행정적 제재를 내용으로 하는 개정법안은 기존의 민법 체제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종휴 교수도 "민법은 일반 시민의 법이다"라는 대원칙을 강조하며, 개정안의 여러 조항이 '민법 조항으로 보기에 부끄러울 정도'라고 평가한다.
서헌제 교수는 교계의 검토 의견서에서 "사이비 종교단체의 반사회적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 그 방법은 기본법인 민법을 개정할 것이 아니라 가칭 「반사회적 종교법인의 해산에 관한 법률」과 같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일본의 비교법적 사례
정종휴 교수가 제시하는 비교법적 관점도 중요하다. 일본은 2006년 민법 개정으로 법인 규정을 대폭 간소화하여 4개 조문만 남기고 나머지는 삭제했다. 대신 일반사단법인 및 재단법인법, 공익법인 인정법, 종교법인법 등 특별법으로 세부 사항을 규율한다. 종교법인의 해산도 별도의 종교법인법(제81조)에 의한 법원의 해산명령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다.
서헌제 교수는 일본 통일교 해산 사례를 인용하면서 중요한 시사점을 지적한다. 일본 도쿄고등재판소가 2026년 3월 4일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 결정을 내렸지만, 이는 '정교유착' 때문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불법적 헌금갈취'라는 민법상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것이었다. 게다가 이 과정은 문부과학대신이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결정을 내리는 사법적 통제 아래 진행되었다.
진일교 목사는 일본의 통일교 해산을 이 개정안의 정당성 근거로 암묵적으로 인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일본의 해산 절차는 이 개정안이 설계한 방식(주무관청의 행정처분)이 아닌 사법적 통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거로서의 일관성이 없다.
7. '교계 반발이 개신교를 이단과 동일시하게 만든다'는 주장의 문제
진일교 목사의 가장 자극적인 주장 중 하나는 교계의 반발이 오히려 개신교를 통일교·신천지와 동일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사실의 층위와 규범의 층위를 혼동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자신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다
어떤 법안이 잘못된 것이라면 그것이 누구를 겨냥하든 반대하는 것은 정당하다. 개신교 교회들이 이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통일교·신천지처럼 행동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법안의 설계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불명확한 '정교분리 위반' 개념, 주무관청의 광범위한 조사권, 사전 영장 없는 압수수색에 준하는 권한, 잔여재산 국고귀속 강제, 사법부 통제 부재 — 이 문제들은 대상이 반사회적 종교단체든 정통 교회든 동일하게 법치주의 관점에서 문제가 된다.
비유하자면, 한 범죄자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이 영장 없이 모든 집을 수색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든다면, 그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범죄자가 아님에도 반대하는 것이다. 그들의 반대가 그들을 범죄자와 동일시하게 만드는가? 그렇지 않다.
역사적으로 반복된 경고를 외면한다
심하보 목사(대광기총 총회장)의 성명서는 이 개정안을 '현대판 종교재판'으로 규정했다. 서헌제 교수도 역사적 경고를 인용한다. "중세의 종교재판은 이단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되었지만, 결국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켰다. 종교개혁 시대에도 이단 척결을 명분으로 국가 권력이 종교를 통제하면서 신앙의 자유는 심각하게 제한되었다.“
어느 시대든, 어느 나라든 종교 탄압은 처음부터 '악한 종교를 처벌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했다. 이단·사이비의 폐해가 실재하고 제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해도, 그 제재 방식이 법치주의와 사법적 통제의 원리를 무너뜨리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교계의 반발은 이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범죄를 처벌하는 것과 국가가 종교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국가는 종교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 다만 범죄를 처벌할 권한이 있을 뿐이다." — 서헌제 한국교회법학회장
8. '세금 혜택을 받으면 실정법을 따라야 한다'는 논거의 한계
진일교 목사는 비영리단체나 종교시설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으므로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거는 부분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이것이 이 특정 개정안을 지지하는 근거가 되는가?
준수해야 하는 '실정법'은 이미 존재한다
종교단체가 탈세를 하거나,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사기를 치거나, 선거법을 위반하면 이미 현행법으로 처벌 받는다. 서헌제 교수는 현행 민법 제38조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법인 설립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 통일교 사례처럼 불법적 헌금 갈취도 이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고경환 목사도 "특검 과정에서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신천지, 통일교와 같은 특정 단체의 불법 혹은 탈법 행위가 있다면, 이는 현행 법체계 또는 이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해 충분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개정안이 기존 법체계의 보완이 아니라, 불명확한 새 기준을 민법에 삽입하고 행정 권한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체계를 왜곡한다는 데 있다. '세금 혜택을 받으면 실정법을 따라야 한다'는 논거가 이 개정안의 구체적 문제들, 즉 불명확한 요건, 영장 없는 조사권, 잔여재산 몰수, 사법 통제 부재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종교의 공적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
정종휴 교수는 이와 관련하여 종교의 본질적 역할을 상기시킨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가정이나 국가와 같은 사회들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것임을 인정한다. 그리스도교는 인간의 기본권과 공동선과 인간 구원에 필요한 경우에 경제와 사회 문제에 윤리적 판단을 내림으로써 개입한다." 종교의 사회적 역할은 세금 감면의 반대급부 이상이다. 종교는 국가가 대신할 수 없는 도덕 교육, 공동체 결속, 사회 봉사를 수행한다. 이 역할을 협박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9. 진일교 목사의 글에서 빠진 것들
진일교 목사의 글을 분석할 때, 그가 명시적으로 주장하는 것 못지않게 그가 다루지 않은 것들이 중요하다.
개정안이 아닌 '특별법'으로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대안
교계의 반대가 단순한 '반발'이 아니라 명확한 대안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진일교 목사는 다루지 않는다. 한교총 대표회장 김정석 목사는 "사이비 종교단체의 반사회적 행위를 제재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면 그 방법을 기본법인 민법을 개정할 것이 아니라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한다.
서헌제 교수도 가칭 「반사회적 종교법인의 해산에 관한 법률」 특별법의 구체적 방향을 다섯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법 적용 대상 법인을 명확히 한정하여 정통 종교에까지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둘째, 법인 해산 기준에 '정교분리'와 같은 포괄적이고 모호한 개념 사용을 자제함으로써 종교탄압 우려를 불식할 것. 셋째, 법인 해산 결정은 행정관청이 아니라 법원에 맡겨 사법적 통제에 따를 것. 넷째, 법인 해산 사유에 불법 헌금갈취, 신도에 대한 인권유린 등의 사유를 추가하여 사이비 종교의 피해를 방지할 것. 다섯째, 해산법인의 잔여재산은 불법 헌금의 희생이 된 신도들의 피해구제에 우선 사용할 것.
한국 법원의 경직된 해석도 문제다
서헌제 교수는 교계의 입장을 단순히 대변하지 않는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역학조사를 방해한 신천지 계열 HWPL의 설립취소에 제동을 건 한국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이러한 경직적인 법해석을 통해 결과적으로 반사회적 종교법인의 법인격 남용을 용인한 법원 판결이 정교유착방지법안 제출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한다."
즉, 현행법의 엄격한 요건도 '현행법을 보다 완화해서 적용'하는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진일교 목사는 이처럼 교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균형 잡힌 입장, 즉 '반사회적 종교단체 제재'와 '종교의 자유 보호'를 함께 추구하는 대안을 언급하지 않은 채, 마치 교계 전체가 반사회적 종교단체를 두둔하는 것처럼 프레임을 설정한다.
법안 발의의 정치적 맥락
서헌제 교수와 정종휴 교수 모두 이 법안이 다수당인 민주당의 공론을 거친 바 없이 일부 의원들이 임의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교분리 원칙이 깨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면서 이 법안에 힘을 실어주었다는 점, 그리고 대통령의 발언 자체가 정교분리를 '종교의 정치 불간섭'으로 오용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진일교 목사의 글은 이러한 정치적 맥락을 전혀 다루지 않는다. 어떤 법안이든 그것이 입법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고 있는지, 발의 과정이 민주적 절차를 거쳤는지, 실제 집행권을 누가 갖게 되는지에 대한 분석이 법안 평가에 필수적인데, 이 모든 차원이 생략되어 있다.
10. 신학적 관점에서 본 이단·사이비 대응의 정도(正道)
진일교 목사의 글은 법적 논거뿐만 아니라 신학적 논거에서도 문제가 있다. 구병옥 교수(개신대학원대)는 이단·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성을 창조질서 원리와 진리·정직 윤리라는 성경적 틀로 분석하면서, 한국교회의 실천신학적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
이단·사이비 문제의 근본 해결은 교회의 내적 갱신에 있다
구병옥 교수는 신천지, JMS, 구원파, 만민중앙교회, 통일교 각각의 반사회적 사례를 창조질서 원리(인간 존엄, 가정, 교회)와 진리·정직 윤리라는 두 축으로 분석한 뒤, 이렇게 결론짓는다.
"결국 이단·사이비 종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외부적 규제보다 교회의 내적 갱신에 달려 있다. 교회가 진리 위에 굳게 서서 개인과 가정을 하나님이 의도하신 창조질서 원리에 맞도록 세워가고, 정직하고 건강한 공동체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역할을 감당할 때, 이단·사이비 종교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진일교 목사가 지지하는 외부적 법적 규제만으로는 이단·사이비의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구병옥 교수가 제시하는 실천신학적 대응은 소그룹 공동체 제공, 신앙교육 강화(창조질서 원리와 진리·정직 윤리 교육, 교리 교육, 교회사 교육, 이단·사이비 소개 교육, 가정예배 회복), 상담과 회복 사역, 연합과 협력을 통한 대응이다.
법적 규제와 신앙 공동체 갱신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구병옥 교수는 "이단·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성에 대한 사회적 대응과 관련하여 종교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단·사이비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분별과 대응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종교단체 해산과 같은 포괄적 규제보다는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개별 집단과 개인의 범죄행위에 대해 정밀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다.
서헌제 교수도 예수님의 가라지 비유(마 13:28-30)를 인용하며 이 균형을 강조한다. "가라지를 제거하려다 곡식까지 뽑아버리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단·사이비의 폐해는 단호히 처벌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교분리와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적 토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막는 일과 종교의 자유를 지키는 일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두 축이다.
진일교 목사의 논거는 어디서 실패하는가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하면, 진일교 목사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핵심적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법인격을 가진 종교단체도 헌법상 기본권의 보호를 받는다는 점을 간과했다. 법인격 취득이 헌법적 보호를 소멸시키지 않으며, 민법 제38조는 행정법적 기본권 제한 규정이므로 엄격한 요건과 사법적 통제 아래서만 적용될 수 있다.
둘째, 개정안의 핵심 기준인 '정교분리 위반'이 헌법학적으로 불명확하고, 대통령의 발언을 포함한 법안 지지 논거들이 '정교분리'의 의미를 일제 잔재적 오해에 기초하여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다루지 않았다.
셋째, '정상적인 교회는 안전하다'는 주장은 법적 보장이 아니라 낙관적 가정에 불과하다. 불명확한 기준, 주무관청의 자의적 해석권, 사법적 통제 부재가 결합하면 어떤 교회든 표적이 될 수 있다.
넷째, 잔여재산 국고귀속 강제, 사전 영장 없는 조사권 등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들이 가져올 재산권·영장주의 침해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다섯째, 교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명확한 대안, 즉 특별법 제정을 통한 사법적 통제 방식의 반사회적 종교단체 해산 제도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교계의 반대를 단순한 기득권 옹호로 프레임화했다.
여섯째, 교계의 반발이 개신교를 이단과 동일시하게 만든다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다. 잘못된 법안에 반대하는 것은 그 법안이 겨냥하는 대상과 동일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종교를 법으로 직접 규제하려는 시도는 그 의도가 아무리 선하더라도 신중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입법이 필요하다면, 민법 개정이 아니라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서헌제 한국교회법학회장
서헌제 교수의 마지막 경고는 이 기사의 결론이기도 하다.
"국가 권력이 종교단체를 해산시키고 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면, 그 권력은 언제든지 다른 종교와 교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종교의 자유는 그렇게 무너진다."
좋은 목적이 나쁜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의 폐해를 막는 길은 반드시 법치주의와 사법적 통제라는 원칙 위에서 찾아야 한다.
※ 이 기사는 서헌제 한국교회법학회장(중앙대 명예교수·대학교회 목사), 정종휴 전남대 로스쿨 명예교수, 구병옥 개신대학원대학교 교수의 학술 발제문 및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