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8(토)
 
  • 이세영 박사 《전지하신 AI》 출간… 알고리즘의 '가짜 신성' 해부하고 디지털 제국 시대 교회의 나아갈 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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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인류의 새로운 '메시아'처럼 군림하는 시대, AI의 신학적 위험성을 정면으로 파헤친 신간이 한국 기독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르카 출판사가 펴낸 《전지하신 AI》(이세영 지음)는 AI를 단순한 기술 도구로 보는 시각을 뛰어넘어, 현대인들이 AI를 어떻게 '종교적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가는지를 신학적으로 해부한 보고서다. CPU AI설교연구소장이자 선교학 박사인 저자 이세영은 이 책을 통해 AI가 만들어내는 '확률적 전지성'의 허구를 폭로하고, 디지털 제국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회복해야 할 본질적 DNA를 역설한다.

 

제목 속 숨겨진 언어유희… '全知하신'이 아닌 '全知下神''

책의 제목 '전지하신 AI'에는 흥미로운 언어유희가 숨어 있다. 한자로 표기된 '전지하신(全知下神)'은 '모든 것을 아는' 전지(全知)가 아니라, '참으로 전지하신 하나님 아래(下)에 있는 가짜 신'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저자는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모든 질문에 즉각 답하는 모습이 마치 하나님의 전지성(全知性)과 편재성(遍在性)을 흉내 내며 인간을 유혹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저자의 진단은 단호하다. AI는 의미도 모른 채 말을 따라 하는 '확률적 앵무새'에 불과하며, 인간의 탐욕을 부추기는 '디지털 신탁(Digital Oracle)'일 뿐이라는 것이다. 세계적 선교학술지 《Mission Studies》의 리뷰어는 이 책의 초본을 읽고 '인공지능에 대한 신학적 논의 가운데 중요한 기여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큰 독창적이고 탄탄한 글'이라고 평가했다.

 

"AI는 거부하지 않는다. 질문하면 반드시 답한다.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질문하면 원하는 방향의 답을 준다. AI는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 신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가장 위험한 지점이다."

— 《전지하신 AI》 본문 중에서',

 

4부 구성… AI의 실체에서 교회의 대안까지'

책은 총 4부에 걸쳐 AI의 실체와 기독교적 대안을 논리적으로 전개한다. 1부 '알고리즘이 만든 신성의 세 가지 제단'에서는 AI가 어떻게 신성을 획득하는지, 그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환상인지를 밝힌다. AI의 '확률적 전지성', '속도', '미래 예측과 통제'라는 세 가지 제단이 실상은 허구임을 실증적으로 논증한다. 특히 'AI의 속도가 오히려 인간을 일의 노예로 만들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필터버블과 확증편향 강화를 알고리즘의 본질적 함정으로 지목한다.

 

2부의 '삼위일체 하나님은 AI와 어떻게 다른가'에서는 정보 중심의 AI와 달리, 인간의 고통에 동행하며 인격적 관계를 맺으시는 하나님의 속성을 대비시킨다. 저자는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과 동행하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AI라면 제자들의 첫 질문에 즉시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답변에는 두세 시간의 동행이 없다. 질문과 경청이 없다. 빵을 나누는 식탁 교제가 없다'고 설파한다.

 

3부의 '자기 숭배의 회심과 의존성의 대안'에서는 AI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나다움'을 강화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데이터 그림자(data shadow)'에 불과한 가짜 자아를 숭배하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시편 115편을 인용하며 '알고리즘이 구성한 '나'가 진짜 나를 대체한다. 만드는 자가 그것을 닮아가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4부의 'AI 제국과 기독교의 발흥 DNA'는 책의 결론부다.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가 고대 로마제국 시대와 유사하다는 분석 위에서, 저자는 '교회도 그 제국의 지배 아래에 있다는 것이고, 그걸 교회가 모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해법은 로마제국을 이겼던 초대교회가 가졌던 세 가지 영성 세포(DNA), 곧 일상성·진정성·공동체성의 회복이라고 저자는 논증한다.

 

'문제'로 보는 AI vs. '신비'로 대하는 하나님'

저자가 가장 공들여 전개하는 철학적 대비는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Gabriel Marcel)의 개념을 빌려온 것이다. 마르셀은 '문제(Problem)'와 '신비(Mystery)'를 구별했다. 문제는 나의 바깥에 있어서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신비는 내가 그 안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 분석이 불가능한 것이다. 저자는 이 틀을 AI와 하나님의 차이에 적용한다.

 

'AI는 인간을 분석하고 최적화해야 할 '문제'로 취급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을 사랑의 대상이자 유일무이한 인격체인 '신비'로 대하신다.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으로, 최적화할 자원이 아니라 부르심을 받은 존재로, 데이터 포인트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담은 유일무이한 인격으로 대하신다. 이 차이는 건널 수 없는 심연이다'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책은 AI의 '직선적 효율의 시간'과 성령의 '느린 형성의 시간'을 대조한다.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40년간 빙빙 돈 것은 비효율이 아니었다. 그것은 노예의 정체성이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으로 변환되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며,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성화의 시간'은 AI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영역임을 역설한다. 달라스 윌라드가 말한 '영혼의 혁명'이 빠르게 일어나지 않듯, 삼위일체 하나님은 속도보다 방향을, 즉각적 해결보다 내적 성숙을 중요하게 여기신다는 것이다.

 

AI를 거부하지 않되, 도구로만 제한하라'

이 책이 단순히 AI를 거부하라는 러다이트적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AI를 '목회와 신앙의 도구'로만 제한하고,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지 않는 실천적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책의 14장에서는 말씀 묵상, 심방, 소그룹, 선교 사역이라는 '영성 세포 회복을 위한 네 가지 실천'을 제안한다.

 

저자는 또한 'AI가 보고서를 3분 만에 작성해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3분의 효율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모르는 데 있다'며 지브란의 '빵 굽는 사람' 비유를 들어 기술 사용의 동기와 방향성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AI라는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그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특이한 추천사도 실렸다. 클로드, 제미나이, 챗GPT 등 주요 AI들이 직접 서평을 쓴 것이다. 챗GPT는 이 책에 대해 '저자는 AI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과감히 비켜선다. 대신 그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왜 현대인은 AI를 신처럼 신뢰하게 되었는가? 이 책의 탁월함은 AI를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학적 현상으로 다룬다는 데 있다'고 평했다. AI가 AI에 관한 신학 비판서를 추천하는 아이러니한 구성이다.

 

국제 학계에서도 주목… 예일-에딘버러·IAMS 발표 예정'

저자 이세영 박사는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거쳐 보스턴대학교에서 교회 갱신 전공으로 STM을 취득했다. 이후 풀러신학교에서 세바스찬 김 교수(Prof. Sebastian Kim)의 지도 아래 온라인 공론장·플랫폼 선교·메타버스 등 미래 선교 전략을 연구, 2023년 〈온라인 공론장(Youtube)의 알고리즘과 선교 커뮤니케이션〉으로 선교학 박사(DIS)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미주복음방송(KGBC) 부사장으로 라디오의 뉴미디어 확장 사역을 이끌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교(CPU) 선교학 교수 겸 AI설교연구소(AI Preaching Institute) 소장이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WGST) 객원교수로 '디지털 세계와 온라인 사역'을 강의하고 있다. 오는 6월 예일-에딘버러(Yale-Edinburgh) 컨퍼런스와 7월 세계선교학회(IAMS)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각각 발표자로 선정되었으며, 'AI의 신성에 대한 의존성' 문제를 국제 학계에 제기하고 있다.

 

《전지하신 AI》는 'AI가 만든 설교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현장의 외침에서 출발해, 기술이 범람하는 시대에 인간다움과 영적 진정성이 무엇인지 묻는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길을 잃은 성도와 목회자들에게 명확한 북극성을 제시하는 책으로, 한국 기독교계의 AI 담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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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프롬프트를 기도실로 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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