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Daily Signal 밥 키프니 기고, 47년 갈등의 '종결' vs '확전' 논쟁 재점화
The Daily Signal 기사 화면 캡처
"핵무장 이란, 더 이상 가정이 아닌 현실적 위협"
미국 보수 성향 매체 The Daily Signal에 실린 밥 키프니(Bob Kiffney)의 기고문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행동을 "핵 재앙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규정하며, 이란의 핵무장이 세계 안보에 미치는 위협을 강하게 제기했다.
키프니는 2001년 9·11 테러를 소환했다. 당시 약 3,000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만약 같은 공격이 핵무기로 이루어졌다면 피해는 수십만 명에 달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맨해튼에서만 최대 80만 명이 즉사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제시하며, 이번 사안이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문명적 재앙 수준의 위협"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이번 군사 충돌을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 아니라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지속되어 온 갈등의 종결 단계"로 해석했다. 이란은 혁명 직후부터 미국을 "위대한 사탄"으로 규정하고, 헤즈볼라·하마스 등 대리세력을 통해 끊임없이 적대 행위를 이어왔다. 1983년 베이루트 미군 막사 폭탄테러, 1996년 코바르 타워 사건, 그리고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까지,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과의 적대가 이란의 일관된 국가 정책"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키프니는 "이란은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이념적 전쟁을 수행하는 체제"라고 규정하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대해 깊은 회의를 드러냈다.
핵 프로그램 "이미 임계점 도달"
기고문에서 가장 강조하여 지적한 것은 이란 핵개발의 '임박성'이다. 키프니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이란은 다수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이미 확보했으며, 실제 핵무기 제조까지 걸리는 시간은 며칠 또는 몇 주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국제 사찰 거부, 고급 원심분리기 기술 확보, 탄도미사일 능력 보유까지 더해지며, 이란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 직전 단계에 도달해 있다는 평가다.
2026년 제네바 협상에서 이란은 농축도 60%의 우라늄 460kg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핵무기 약 11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단행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해, 키프니는 "확전이 아니라 자위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핵시설을 타격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약화시키고 미사일·드론 능력을 무력화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된다. 키프니는 "이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으며, 종결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단언했다.
기고문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이란 체제의 종교적 성격이다. "종교적 사명을 수행한다고 믿는 집단은 합리적 억제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전 시기 핵억지 전략은 상대방의 합리적 판단을 전제로 했지만, 이란에는 그 전제 자체가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다. "핵무기가 억지력이 아니라 '신적 도구'로 사용될 위험이 있다"는 표현은, 이란을 일반적인 국가와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는 인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키프니는 이번 작전의 목적이 정권 교체 자체에 있지 않으며, "핵 9·11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다. 이란이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9·11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논쟁은 계속된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핵 개발 의혹만으로 선제 군사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국제법적 정당성과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우려한다. 반면 지지하는 측은 "핵을 보유한 이후에는 대응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사전 차단이 유일한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이번 기고문은 단순한 시사 분석을 넘어, 미국 보수 진영의 전략적 세계관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란을 '억제 가능한 국가'가 아닌 '종교적 전쟁 체제'로 규정하는 시각이 군사행동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전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논쟁의 중심에는 하나의 근본적인 물음이 있다. 이란을 외교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제거해야 할 위협으로 볼 것인가. 그 인식의 차이가 정책 전체를 가른다. 이번 기고문은 그 갈림길에서 한쪽 입장을 분명하게 선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