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갤럽 조사, 종교 인구 2025년 40%로 회복…기독교 18%로 3대 종교 선두 유지

목회데이터연구소 제공
지속적인 탈종교화 흐름 속에서 마침내 반전의 신호가 감지됐다. 한국갤럽이 최근 공개한 '한국인의 종교 1983~2025'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과 2024년에 역대 최저치(37%)까지 떨어졌던 우리나라 종교 인구 비율이 2025년 40%를 회복하며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기독교인 비율은 2024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025년 18%를 기록, 불교(16%)와 가톨릭(6%)을 제치고 3대 종교 중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7,647명을 대상으로 2025년 3월부터 11월까지 한국갤럽이 면접조사 방식으로 수행한 것으로,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1.1%p다.
2004년 이후 첫 반등…탈종교화의 '가파른 기세' 일단 저지
한국 사회의 종교 인구는 1983년 44%에서 출발해 2004년 54%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13년 50%였던 비율은 10년 사이에 37%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2025년 조사에서는 전년 대비 3%포인트 상승한 40%를 기록하며 장기 하락세에 제동이 걸렸다.
무종교 인구는 여전히 60%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2020년 이후 60%대 초반에서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탈종교화의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별로는 10년 전(2015년)과 비교해 남성 종교인 비율이 41%에서 31%로 10%포인트 하락한 반면, 여성은 55%에서 49%로 6%포인트 떨어져 남성의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전 연령대에서 8~12%포인트 하락했으며, 60세 이상만이 52%로 절반을 지켜낸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층에서도 기독교 독보적 우위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지점은 청년층에서의 기독교 우위다. 40대 이하 연령층에서 기독교는 불교와 가톨릭을 크게 앞서고 있다. 19~29세 응답자 중 기독교인 비율은 14%로, 불교(4%)와 가톨릭(6%)을 훨씬 웃돈다. 30대에서도 기독교 16%에 비해 불교 6%, 가톨릭 7%로 격차가 뚜렷하다. 이는 기성세대에서 불교 세력이 강한 것과 달리, 젊은 세대로 갈수록 기독교가 종교적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불교(27%)가 기독교(18%)를 크게 앞서 세대 간 종교 지형의 뚜렷한 대비를 보여줬다. 성별로는 여성 기독교인 비율이 23%로 남성(13%)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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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실천 면에서도 기독교인의 경건 생활은 타 종교를 압도한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성경(경전)을 읽는다'는 응답에서 기독교인은 61%로 종교인 전체 평균(38%)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가톨릭(45%)보다 16%포인트, 불교(6%)와 비교하면 무려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루에 한 번 이상 기도한다'는 항목에서도 기독교인(43%)이 가톨릭(39%), 종교인 전체 평균(29%), 불교(7%)를 모두 앞섰다.
진짜 위기는 '이탈'이 아니라 '무경험'과 '무관심'
그러나 반등의 소식이 마냥 낙관적일 수만은 없다. 무종교인의 종교 인식을 들여다보면 더욱 근본적인 과제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선 '과거에 종교를 믿은 적이 있다'는 무종교인의 비율이 2025년 2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뒤집어 말하면, 현재 무종교인 중 78%가 평생 어떤 종교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순수 무종교인'이라는 뜻이다. 탈종교화가 단순한 신앙 이탈을 넘어 '종교 무경험'이 사회에 고착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경고다.
과거 신앙 경험이 있는 무종교인 중에서는 기독교 출신이 51%로 가장 많았고, 불교(34%), 가톨릭(15%) 순이었다. 이는 타 종교에 비해 기독교에서 무종교로 이탈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무종교인의 종교 호감도다. 무종교인 3명 중 2명(67%)은 '호감 가는 종교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04년 33%, 2014년 46%, 2021년 61%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것으로, 종교 전반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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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로는 '관심이 없어서'가 52%로 가장 높았고,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0%),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13%)이 뒤를 이었다. 과거의 탈종교화가 종교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된 적극적 '이탈'이었다면, 이제는 종교를 삶의 선택지에서 아예 지워버린 '심리적 단절'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무관심의 벽'을 넘는 것이 한국 교회의 새 과제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렇게 제언했다. 첫째, 반등의 신호를 발판 삼아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교회를 찾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정착시키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단순한 수적 증가를 목표로 하는 전도를 넘어, 새가족 정착과 양육 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무관심의 벽'을 넘기 위해 종교적 권위를 내려놓고 '일상의 접점'을 회복해야 한다. 공격적인 전도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 교회는 종교적 의무를 강요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단한 일상의 짐을 덜어주는 안식처이자 의미 있는 관계를 제공하는 공동체로서의 매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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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초자연적 세계관에 관한 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의 57%가 '기적이 존재한다'고 응답해, 종교인 비율(40%)을 훨씬 웃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무종교인이라 하더라도 초월적 차원에 대한 내면의 갈망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한국 교회가 복음 전도의 접점을 찾는 데 있어 새로운 가능성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받아들이신 것 같이 너희도 서로 받으라"(롬 15:7). 반등의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한국 교회 앞에 놓인 과제는 분명하다. 문을 여는 것, 그리고 찾아오는 이를 진심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